"내가 은행에 맡긴 100만 원, 정말 금고에 그대로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은행은 그 돈 중 10만 원만 남기고 90만 원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다.
신기한 건 그 90만 원이 다시 누군가의 예금통장으로 들어가고, 은행은 또 거기서 81만 원을 대출해 준다는 점이다.
17세기 영국 금세공업자들이 "어차피 사람들이 금을 한꺼번에 찾으러 안 오네?"라는 걸 눈치챈 순간부터 시작된, 이른바 '합법적 돈 복사' 메커니즘이다.
문제는 이 신용 팽창이 멈추는 순간이다. 대출로 굴러온 부동산과 주식 거품이 꺼지면 시스템 전체가 흔들린다. 정부가 예금보험이나 중앙은행을 통해 "망하지 않게 도와주겠다"고 안전장치를 만들었지만, 오히려 은행들은 "어차피 망해도 정부가 구해줄 텐데 위험하게 굴려보자"며 모럴해저드에 빠지기 쉬운 구조가 됐다.
결국 지금의 경제는 부채가 늘어나야 겨우 유지되는 구조에 가까울지 모른다. 금융이 실물 경제를 돕는 게 아니라, 자산 가격을 방어하느라 사회적 비용만 키우고 있는거 아닐까?
부채로 쌓아 올린 세상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안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