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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독하독#
『태양 아래 올리브』, 김초엽
🔖자이언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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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단 한 번뿐인 연산이다. 마음은 시간에 붙들려 있고, 시간은 매 순간 우리에게 되돌릴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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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와 과학 유튜버의 SF 로드트립이라니. 군침 싹 도는 설정, 예쁜 표지, 그리고 김초엽이다.
이레(베로니카 수녀)와 솔민은 어린 날 친구였고, 성인이 된 후 룸메이트였고, 어떤 사건을 계기로 연락 없이 지낸 지 제법 된 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사정에 쉽게 마음이 움직이고 끝내 두 손 뻗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그 사정이란 게 저마다의 시간에 붙들려 지내는 동안 벌어진 일이어도 외면하지 않는다. 헐겁게 둘러져 있던 연대의 마음은 위기의 순간 결속하는 힘이 단단해진다.
SF소설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었는데, 이 소설의 서사는 그 궤도가 아주 약간 달랐다.
뒤쫓는 이들을 피해 숨가쁘게 하늘로 땅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이야기 줄기는 분명 흥미롭다. 다만 여기 얹어 둔 질문은 SF적 요소보다 철학적으로 추가 기운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을 나누는 기준, 영혼, 의식, 마음의 존재, 생각, 신앙, 믿음에 이르기까지 질문은 매섭고, 등장인물뿐 아니라 독자들마저 끝의 끝까지 몰아세운다.
이 과정에서 이레와 솔민이 보여주는 관계성이 마음에 든다. 서로 너무 다르지만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 마음과 또 그런 상대를 위해서 각자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마음이 모두 반짝거린다.
“이해 불가능한 세계를”“통째로 떠넘겨버”(p.340)리고도 같이 별 쏟아지는 하늘 아래 기댈 수 있는 사이. 그 별들의 속삭임에 “귓가가 시끄러워지”고, 가슴속으로 흘러든 별이 “한쪽을 간질이는 느낌”(p.341)을 감각해 본다. 곁에 앉은 상대방의 숨소리에 가만 귀 기울이는 이 둘 사이가 너무 벅차고 먹먹하다.
인간의 삶을 설명해내기 위한 여정, 질문이 끝없이 이어져도 계속 궁구해나간다. 우정을 한껏 담고서.